이정기 철학박사/한국사춘기심리상담연구소장
사람은 왜 화를 내는 것인가 화라는 감정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은 욕구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삶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욕구는 자신만의 타고난 본능이며, 자아실현을 위한 토대가 된다. 매슬로우는 욕구의 5단계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나누어 설명한다. 결국 인간은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로부터 시작되지만 자신의 가치와 인정욕구가 동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볼 수가 있다.
인간은 욕구가 만족스럽거나 채워지지 않을 때 화라는 분노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감정의 종류에는 희노애락(喜怒哀樂)과 사랑(愛) 미움(惡), 바람(欲)이 있다. 이러한 감정은 현실적인 욕구불만을 외부로 표현하는 기능을 한다. 인간에게 감정의 문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만큼 감정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하지 못할 때 나타내는 것이므로 부정적이지만 대화 속에 좀더 진솔함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누구나 많은 감정 가운데 분노의 감정이 자신의 욕구를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 특히 청소년의 분노는 부모들이 크게 관심을 두어야 한다. 청소년의 문제 감정을 세가지로 요약한다면 분노, 우울, 불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근래에는 중독도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감정의 부조화는 결국 문제행동을 일으키게 되며, 이러한 문제행동은 자기 자신의 심리적 좌절이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분노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불공평, 불안, 상실감, 수치, 슬픔등의 표현 방법으로 결국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분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분노는 자신의 욕구가 성취되지 않았을 때 욕구좌절의 표현으로 일상속에서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들때 화가 치미는 것이다.
불안감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감정으로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면 화가 나는 촉발작용을 한다. 불공평하다고 느낄때도 화로 표현한다. 결국 분노가 생기는 것은 스스로의 좌절감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분노감정의 4가지 문제행동 패턴!
개인의 분노가 외부로 표출되는 방법에는 우울, 중독, 가출 폭력, 자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우울은 분노의 표현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의사소통에서 소극적인 성향이나 피해를 경험한 경우 자신의 생각이 타인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분노에너지가 자신을 향해 방향이 전환된 상태이다. 일종의 도피적 행동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외부세계와의 단절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둘째, 중독은 우울과 같은 회피의 행동이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지며, 욕구좌절을 일방적인 소통의 도구로 선택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셋째, 가출과 폭력은 분노의 직접적인 표현으로 화가 난 자신의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불편한 상황을 피하거나 타인을 해치는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넷째, 자살은 대인관계가 되지 않고 위축된 상태에서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떨어지며 모든 분노를 자신에게 책임전가시킴으로써 자신을 스스로 처벌하는 행동이다. 자신엑게 피해를 준 가해자를 공격하거나 폭력적으로 대하지 못할 때 자기자신에게 모든 화의 책임을 묻고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된다. 이처럼 해결되지 않은 분노는 타인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피해를 주게 된다.
분노의 기원은 부모에게서 시작된다!
자녀의 분노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자. 대부분 자녀의 행동은 부모자신의 분노와 흡사하다. 어찌나 비슷한지 몸서리가 쳐질 때가 있다. 이는 부모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분노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유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유전적인 분노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우선 부모 자신이 가족체계 속의 정서를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양육자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부모의 심리 속에는 과거 자신이 어릴적 자녀였을 때 받은 부모의 이미지나 태도가 자신의 몸에 그대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의식의 형태를 의식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분노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분노 표현은 자신의 과거의 상처의 깊이를 드러내는 것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증오하고 싫어한다. 분노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되어 있다. 누구나 자신을 향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흔쾌히 기분 좋게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잘못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더욱 그렇다. 더더욱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에서 분노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해석은 치유를 원하는 양육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부정적인 가운데 소망을 주는 것은 ‘분노도 에너지’라는 점이다. 분노의 에너지에는 부정적 에너지와 긍정적 에너지가 있다. 부정적 에너지는 분노 자체가 분노로 시작해서 분노로 끝나는 것이다. 반면 분노의 긍정적인 해석은 분노 내면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냄으로써 자기 삶의 욕구와 어떻게 굴절되어 이런 분노로 나타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자녀의 분노를 긍정에너지로 재생산하라!
감정은 소중한 것이다. 분노도 감정의 일부라는 것을 부모들은 망각하고 있다. 감정은 어떤 형태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녀들이 보내는 긍정적 감정은 자신의 욕구만족을 보내는 신호이며, 부정적 감정은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드러내는 신호이다.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으로 받아들일 때 그 감정은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다.
인간이 두려움, 슬픔, 분노, 기쁨 등의 기본적인 감정을 사용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주변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소통하는 이는 부모이다. 소통은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으로서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부모에 의해 긍정적인 감정이 형성된다. 반면 어릴때부터 욕구에 대한 거절을 받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거부당한 경험을 하고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형태의 인간관계가 지속되다보면 감정은 숨겨진채 눈치를 보게 된다. 이를 수치심이라고 한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게 보여도 사실 동물의 본능적인 것에는 당할 수 없다. 개미는 자신들의 집이 무너지는 것을 발견했을 때 보여지는 행동은 무너진 더미 속에서 집을 지을 재료를 모으는 행동을 즉각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반응은 분노행동이 아니다. 인간이 볼때는 감정이나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교훈으로 받을 것은 어떤 부정적 상황에서도 분노나 슬픔, 실망의 감정은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발명왕 에디슨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패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자신에게 긍정적 메시지로 자신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에 긍정적 접근은 긍정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분노를 에너지로 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자녀의 낮은 자존감은 부모의 자존감을 그대로 반영한다. 자녀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모가 자신의 자존감도 함께 개선하려고 노력이 필요하다.
자녀의 가 분노할 때 우리는 화난 감정도 의사표현임을 인정하고 충분히 공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 아이는 무엇 때문에 화가 날까?”하는 질문 속에서 자녀를 바라본다면 어떤 분노도 충분히 좋은 에너지로 전환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