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은 일상생활에 매우 많은 영향(53.9%), 어느 정도 영향(42.0%) - 폭염으로 수면장애․스트레스(57.1%), 집중력 저하(54.0%) - 야외활동(47.5%), 집안(20.7%), 이동(19.0%)시 폭염 영향 많이 느껴
수도권 주민 2명 중 1명은 폭염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수면장애·스트레스 증가를 가장 크게 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 고재경 연구위원은 <뜨거워지는 여름, 시원한 도시 만들기>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나라 인구 90.2%는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2~5℃ 높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어 지구 온난화와 도시열섬 현상이 가속화될수록 폭염 피해에 더 빈번하게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의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월 29~30일 수도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폭염 영향에 대한 인식 조사(모바일 설문조사, 신뢰도 95%, 오차범위 ±3.1%P)를 분석한 결과다. 폭염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답변으로는 ‘매우 많은 영향’(53.9%), ‘어느 정도 영향’(42.0%)으로 나타나 거의 모든 시민(95.9%)이 폭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염이 삶에 미치는 가장 심각한 영향(복수응답)으로는 ‘수면장애·스트레스 증가’(57.1%), ‘일의 능률 및 집중력 저하’(54.0%), ‘냉방을 위한 전기요금 부담’(42.6%), ‘두통, 탈진 등 고온관련 증상’(26.2%)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수면장애·스트레스 증가’(54.9%)를, 남성은 ‘일의 능률 및 집중력 저하’(60.8%)를 우선으로 꼽았다.
폭염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다툼이나 마찰, 갈등을 경험한 비율은 54.0%이며, 20대가 5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폭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느끼는 장소로는 ‘야외활동 및 작업’(47.5%), ‘집안’(20.7%), ‘출퇴근·쇼핑을 위한 이동’(19.0%), ‘사무실·직장’(12.8%) 순이다. ‘야외활동 및 작업’ 다음으로 남성은 ‘출퇴근·쇼핑을 위한 이동’(17.4%), 여성은 ‘집안’(26.5%)으로 차이를 보였다.
대다수 시민은 도로변 인도, 야외 주차장, 버스정류장 등 교통시설을 이용할 때 폭염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변 인도를 걸을 때는 10명 중 8명이, 야외주차장 주정차 시에는 10명 중 7명이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 폭염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반면 지하철역이나 승강장(10명 중 3명), 버스나 지하철 내부(10명 중 2명)에서는 폭염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나 재래시장은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는 응답이 53.2%인 반면 지하도로·지하상가(20.0%), 관공서 및 공공시설(18.2%)은 견딜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을 산책할 때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는 응답이 45.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하천변은 36.3%로 상대적으로 낮다.
한편, 시민 10명 중 8명은 전기요금 부담(54.4%)으로 작년 여름 냉방기 사용을 자제한 경험이 있으며, 여름철 건물 실내 적정온도는 24℃(75.7%)로 답해 정부 권장 온도인 26℃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폭염 대비 시원한 도시 인프라 투자는 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폭염 대책은 일시적 재난 대응이 아니라 도시계획과 건물 설계를 통해 도시 거주자와 취약계층의 열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시, 근린주구, 건축물 등 계획 수준별로 시원한 도시 조성을 위한 그린 인프라 디자인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폭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버스정류장, 도로, 야외 주차장을 대상으로 쿨 스트리트 사업을 시행하고, 건물 유형별 쿨 루프 시범사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폭염 영향을 고려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