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홍경수 교수팀, 사람 감정에 영향 미치는 날씨 요소 확인
- 일조량 줄고 일교차 크면 무기력·기분저하 호소
- 홍경수 교수 “바깥활동 늘려 충분히 햇빛 쐬야”
건강한 성인남녀도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 또는 여름 장마철 동안 상당 수준의 무기력과 기분저하를 겪고 있는 이유가 일조시간 감소 때문이고, 일교차도 어느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 교수팀은 최근 서울 거주 성인남녀 55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계절성양상설문조사(Seasonal Pattern Assessment Qusetionnaire, SPAQ) 결과를 최근 논문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는 Comprehensive Psychiatry(IF 2.37) 최근호에 실렸다.
홍경수 교수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4.9세로, 조사 이전에 정신건강으로 인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었다. 남성 222명, 여성 332명 등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남녀가 연구 대상이었다.
이들에게 SPAQ의 6개 항목(▲수면시간 ▲기분 ▲사회적 활동 ▲체중 ▲활력 ▲식욕)을 묻고, 어느 달이 가장 나쁜지를 평가토록 한 다음 이를 합산하여 총점을 내는 방식(총계절성점수, Global Seasonality Score, GSS)으로 진행됐다.
또한 이들이 택한 달과 계절의 날씨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평균을 산출하여 일조량, 온도, 습도 등 12가지 날씨 요인들 중 어떤 특징적 요소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평균 GSS는 5.53으로 서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로 나타났다. 서양인들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인 계절성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겨울형과 여름형 두 가지의 타입이 동시에 나타났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관련 깊은 날씨 요인은 일조량이었다.
특히 참가자 중 16.1%인 89명은 날씨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거나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기운이 없는 것이고, 이는 사회적 활동이나 대인관계, 업무 효율성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계절성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관절통, 두통, 위경련 같은 신체증상, 부정적 생각이나 자살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울증(양극성장애)이나 만성적 우울증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을뿐더러, 연구팀이 앞서 2011년에 발표했던 바에 따르면 계절성이 높은 여성들은 월경주기에 따라 기분저하가 나타나는 월경전증후군도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고 권고했다.
홍경수 교수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딸리고 기분이 처진다는 느낌이 난다면 계절성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이 끼어있는 여름, 햇빛이 날 때 일부러라도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