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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몸집(Frame)

엠디저널 | 기사입력 2014/01/13 [07:57]

[들무새의 초상]몸집(Frame)

엠디저널 | 입력 : 2014/01/13 [07:57]

전시(戰時) 체제에서 어엿한 병기(兵器)의 정상 치수는 자신의 엄지와 검지 간 각도를 직각으로 세운 후 엄지 끝에서 검지 끝까지의 길이라는 구전(口傳) 방식이 있고 구두 치수로 물건의 몸집을 간접적으로 추산하는 방법도 있다.

체구와 비교한 물건 크기는 영장류 가운데 사람(남자)만큼 큰놈이 없다. 대물(大物)을 수치(羞恥)로 여겨 조형물이나 미술 작품에 작고 귀여운 우멍거지를 즐겨 차용하던 그리스, 로마 시대를 제외하고는 크고 우람한 물건은 언제나 넘치는 힘, 출중한 정력의 표상이었다.

오늘날, 키우고 좁히고 줄이고 성기를 둘러싼 사내들의 부질없는 경쟁 심리도 뿌리 깊은 거물 지향성 때문이다. 물건의 몸집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개인에 따라 각양각색의 물건이 존재하는 이유다. 출생 시 잡아당겨 늘린 길이는 약 4cm (신생아의 90%가 2.4 ~ 5.5cm). 그리고 5세까지 성장이 제한된다. 5살 이후 사춘기의 문이 열리는 10-14세까지는 성장이 완만해져 약 6cm 에 불과하지만 사춘기를 통과하면서 급격하게 신장, 8-12cm 에 도달한다. 길이가 먼저 늘어난 다음 굵어지기 마련이며 키의 성장이 종료된 뒤에도 물건만은 1-2년 동안 추가 성장을 지속, 최종 크기에 이른다. 물건의 치수를 측정하는 표준화 된 방식은 없다. 그러나 똑 바로 일어 선 자세에서 피검자가 불편을 느끼기 직전까지 물건을 최대한 수평으로 잡아당긴 후 물건의 상측(배부:背部)에서 측정한 귀두 끝 ~ 치골 바닥까지의 거리를 길이 치수로 간주한다. 이처럼 잡아 늘리는 이유는 늘려 잰 길이가 발기 길이에 근접한 수치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완전히 발끈한 상태에서 물건 대가리 바로 아래 부위, 몸통 중간 부위, 바닥 부위 3곳에서 측정한 값의 평균치를 통상 둘레 치수로 채용한다.


전시(戰時) 체제에서 어엿한 병기(兵器)의 정상 치수는 자신의 엄지와 검지 간 각도를 직각으로 세운 후 엄지 끝에서 검지 끝까지의 길이라는 구전(口傳)방식이 있고 구두 치수로 물건의 몸집을 간접적으로 추산하는 방법도 있다. 구두 길이에 5를 합산한 수치를 둘로 나눈 값이 발기된 물건 길이에 가깝다는 것이다. 예컨대 255/95(구두 길이가 255mm, 볼 너비가 95mm)인 구두가 발에 맞는 남자는 255+5=260. 260을 2로 나눈 130mm가 체외로 돌출된 발기 물건의 길이라는 것이다. 직립 동물의 경우, 물건 사이즈가 커질수록 발사이즈도 함께 늘어나야만 전방으로 넘어지지 않는 직립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는 다윈의 진화 이론에서 비롯된 가설이다. 그러나 구두 볼 넓이와 물건 굵기의 상관성에 대한 근거는 희박한 실정이다. 또한 키 높이와 물건 크기가 비례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또한 이론적 배경이 모호하다.

화제를 뿌리며 방영된 바 있는 미국 케이블 TV 프로그램,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는 개성이 다른 여성, 네 사람의 일과 사랑 그리고 자유분방한 성 생활을 다룬 시리즈물이다. 특히 솔직 대담한 성담론은 가히 파격적이어서 금기의 틀에 갇혀있는 여자의 성을 과감하게 까발려 가감 없이 노출시킨다. 오르가즘, 성감대, 남자 물건 크기, 심지어 변태까지 이 시대 30대 여성들의 다양한 성사(性事)가 다채롭게 전개되는 시트콤이다. 어느 날, 남자 친구와 침상을 뒹굴다가 미증유의 극치감을 체험하고 실신한 캐리, 하지만 정작 자신을 울부짖게 한 남자 물건의 실체는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다. 위대한 거물(巨物)이 아니라 평균 길이에도 미달된 볼품없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여자 앞에만 서면 주눅 들어 더욱 작아지는 왜소한 고추일지언정 특유의 신미(辛味)로 여성의 구강 점막을 적절하게 공략하기만 하면 여성을 감격의 도가니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 실로 초라한 행색의 물건을 달고 사는 수많은 남정네들에게 대단한 위안이 아닐 수 없다. 물건의 평소 길이는 기능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휴식 상태에서 몸집이 작은 물건일수록 유사시에는 엄청나게 변신하기 때문이다. 평상 크기에 관계없이 최일선에 투입되는 물건의 몸집은 거의 대개 엇비슷해지는 평준화 현상을 보인다. 평소 왜소한 몸집이 접전 시(時)엔 거물로 팽창하는 물건이 ‘grower’ 타입이고 놀 때나 일할 때나 몸집에 별 차이가 나지 않는 물건을 ‘shower’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grower type 소지자가 왜소 콤플렉스에 빠지기 쉽다. Grower 타입의 물건이라도 여성을 울부짖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굳이 성적 쓰임새에 유용한 물건의 체격 요건을 지적한다면 가늘고 긴 연필 형태보다는 짧고 뭉툭한 절구통 형태가 여성의 환영을 받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거대한 물건보다 로맨틱한 물건에 갈채와 환호를 보낸다. 여성이 큰 물건을 선호하는 페니스 엔비(penis envy)는 낭설일 뿐이다.

본 원고는 필자의 집필 시기와 게재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정정만 박사 (성칼럼리스트,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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