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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유성호 교수, '프렌치 패러독스' 과학적으로 증명

안병춘 기자 | 기사입력 2016/03/21 [11:05]

포스텍 유성호 교수, '프렌치 패러독스' 과학적으로 증명

안병춘 기자 | 입력 : 2016/03/21 [11:05]

- 포도 껍질에 있는 물질(레스베라트롤) 활용 심혈관 질환 등 치료 확대 기대

        
포도주에 많이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이 심혈관 질환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인체 내 단백질 중 하나인 엠톨(mTOR) 때문이라는 사실이 국내연구진의 연구결과로 밝혔졌다.  

* 레스베라트톨(resveratrol) :  포도의 껍질이나 여러 식물의 뿌리에 존재하는 물질로 암을 억제하고, 당뇨병 증상을 완화시키며,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천연약리물질

* 엠톨(mTOR) : 세포 내에서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세포의 크기, 분열, 생존 등 조절에도 중심적인 기능을 하며, 이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조절이 암,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사람들이 포화지방과 포도주를 통한 알코올 섭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낮은 현상(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에 대해 연구자들은 그 원인이 포도주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한 물질에 있다고 생각했고 포도주 속에서 레스베라트롤 이라는 물질을 발견했다.

레스베라트롤의 긍정적 효과는 세포 내 자가소화작용(autophagy)을 통해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졌다. 하지만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자가소화작용 발생의 세포 내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레스베라트롤의 기대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레스베라트롤의 활용범위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다. 

* 세포 내 자가소화작용(autophagy) : 자가소화작용은 생체 고분자 분해를 통해 세포에 영양물질과 고분자 합성 원료 물질을 공급하는 것으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가소화작용은 세포 내에서 에너지가 부족할 때 영양재분배를 통해 임시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거나 감염세포 처리 및 손상된 세포를 수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엠톨과 레스베라트롤의 구조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엠톨 돌연변이를 이용한 세포 내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엠톨의 활성 억제는 상위 조절 분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엠톨에 직접 결합하여 엠톨과 반응하는 기질인 ATP와의 경쟁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밝혔다.
 
즉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자가소화작용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인산화 효소인 엠톨(mTOR)의 활성이 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ATP : adenosin triphosphate의 약자로 아데노신에 3개의 인(phosphate)가 붙어 있는 구조로 인이 떨어질 때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에 세포 내에서는 이를 활용하여 생체 구조를 작동 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세포 내 에너지 화폐로 불린다.


레스베라트롤 효과는 엠톨에 의존적인 암세포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레스베라트롤의 암세포 억제 효과는 엠톨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레스베라트롤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인체 내의 대상 분자(엠톨)를 발견함으로써 레스베라트롤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분자수준의 발견이 이루어졌다는 것에 있다. 


현재 학계에서 연구되고 있는 엠톨과 질병과의 연결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 레스베라트롤을 이용한 치료 범위는 퇴행성 신경질환, 항염증 작용, 항 당뇨작용 등 더욱 넓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레스베라트롤의 유도 물질을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좀 더 고효율의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성호 교수는 “포도 안의 레스베라트롤과 체내 엠톨과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여러 암과 대사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며, “질병치료제로서 레스베라트롤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부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포스텍의 류성호 교수(교신저자), 박도현(제1저자, 포스텍 박사후 연구원, 현 가톨릭 대학교 창의연구단 연구원)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이 연구는 다학제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월 23일자에 게재되었다. 


그림 1.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mTOR 억제 작용 모식도

레스베라트롤은 인산화 효소 엠톨(mTOR)에 직접 결합하여 원래의 기질(substrate)인 ATP의 결합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엠톨을 억제한다. 그 결과 자가소화작용(autophagy)이 활성화 되고 암세포를 억제하게 된다.


그림 2. 엠톨을 통한 레스베라트롤의 자가소화작용 발생 및 암세포 억제

(A) RSV와 PP242(mTOR 억제제)의 동시처리는 각각을 동시처리 했을 때와 동일한 자가소화작용발생을 일으킨다.
(B) ULK1의 억제는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자가소화작용 활성을 억제한다.
(C) 레스베라트롤은 엠톨 억제에 민감한 암세포주인 MCF7만 억제한다.

 

그림 3. 레스베라트롤과 엠톨의 직접 결합을 증명하는 실험

(A) 레스베라트롤과 엠톨의 결합을 시뮬레이션으로 살펴본 결과 
(B) 확대되고 자세히 표현된 엠톨과 레스베라트롤의 결합. 수소 결합을 이룸을 볼 수 있다. 
(C)(D) 레스베라트롤과 ATP의 경쟁관계를 각 물질의 농도 변화에 따른 엠톨의 활성변화를 통해 측정했다. 
(E) 레스베라트롤에 결합하지 못하는 엠톨 돌연변이체는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활성 억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F) 이 돌연변이체는 역시 레스베라트롤에 의한 자가소화작용의 발생도 일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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