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입니다. 수원시 운명이 걸린 최후의 프레젠테이션에서 평가위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말소리가 떨렸습니다.” 18일 시청에서 만난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은 지난 14일 수원 군공항이전건의서 평가위원회의 ‘적정’ 판단을 성사시킨 여운이 남은 듯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시공학 교수 출신으로 많은 프레젠테이션을 했지만 그날만은 달랐다고 했다. 이 부시장은 프레젠테이션에서 군공항 이전이 소음피해 민원에서 출발했지만 수원시 미래가 달린 역사적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국시대 이후 도시가 형성된 수원시는 조선시대 정조의 화성 축성으로 최초의 계획도시 면모를 갖췄습니다. 도시발전 장애가 되던 군공항 이전은 220년 만에 수원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환점입니다.” 공군력의 과학화와 군공항 재배치도 이전의 중요한 명분이었다. “도심에 묻힌 군공항은 전시 작전운용이 어렵습니다. 전쟁 개념도 바뀌고 군공항도 첨단과학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통일 이후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합니다.” 프레젠테이션 막바지 평가위원들의 의구심은 공항 이전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에 쏠렸다. “전문평가기관은 수원 공항 부지를 개발하면 개발이익금이 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감정했습니다. 국민 세금 한푼 들이지 않고 새로운 공항 건설과 주민지원사업이 충분합니다. 수원이라는 입지적 조건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 부시장은 이 대목에 이르러 수긍하는 평가위원들의 반응을 보고 마침내 안도할 수 있었다고 했다. “평가위원회의 판단은 이전이 타당하고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방부 최종 결정이 남아있지만 수원시는 도시 역사상 화성 축성 이래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이 부시장은 민선5기 염태영 시장에게 영입돼 학자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뒤 도시계획 시민계획단, 마을계획단, 500인 원탁토론 등을 기획하며 행정과 주민이 함께 가는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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