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 왔다. 이제 날은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질 것이다. 따뜻한 햇살과 푸름이 모두에게 행복을 나줘 주는 지금 불현듯 지난겨울 보았던 ‘행복하고 슬픈 사랑’이라는 수식어가 나를 애잔하게 했던 전시회가 생각난다. 이번 호에는 일산 아람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열렸던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展’의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내가 사는 광진구 광장동에서 일산을 가려면 번잡한 강북 강변도로를 따라 통일로를 거처 일산으로 가지 않으면 시내를 관통하여 서대문, 불광동 그리고 일산으로 가는 것이고 아니면 5호선에서 3호선 전철을 갈아 타야한다. 오늘은 새로 개통된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가자고 제안하여 광장동에서 바로 구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리 쪽은 일동 쪽으로 길이 이미 나 있어 자주 갔었으나 구리에서 불암산, 수락산 쪽은 말썽도 많은 삼각산 쪽의 사패산 터널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가 가까스로 해결 되어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가보는 길이다. 언제나 새 길은 좋다. 어디인가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듯 가벼운 흥분 속에 차창에 다가오는 산야를 보면서 달린다. 산과 들에는 포근한 날씨인데도 잔설이 남아 추운 계절이라 것을 실감케 한다. 일요일인데도 길은 한산하고 시원하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 갈 것 같은 기분이다. 불암산 옆을 통과한다. 젊을 때 자주 갔던 산인데도 새로 난 길에서 보니 산이 새롭게 보인다. 수락산도 삼각산도…. 몇 개의 긴 터널을 지나 송추가 나오고 일산 IC가 다가오는 게 아닌가, 순식간에 온다. 참으로 좋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렇게 좋은 것을 일찍 좀 하지 환경론자다 무엇 이다 해가며 지역 이기주의를 내세우고 시시비비를 걸어 발목잡고…. 시민이 편리하고 살기 좋게 하여 주는 게 정치행정이 아닌가. 경부고속전철 삼랑진구간에도 도롱뇽 시비로 비구니 단식 농성 때문에 공사가 2년 동안 지연되고 막대한 국고 손실을 본 기억이 생각난다. 우선 이 길을 만들어준 관계당국과 건설회사에 치하 하고 싶다. 아람미술관은 일산(고양) 군청 옆에 있었다. 입구엔 ‘열정, 천재를 그리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전시장 안은 비교적 관람객이 많았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1884년 이탈리아의 리보르노의 유대계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긴 목의 초상화’, ‘우수에 찬 눈빛’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고 그의 초상화와 누드화로 20세기에 가장 사랑 받는 작가 중의 한사람이다. 모딜리아니가 화가 지망생인 잔느를 처음 본 것은 1916년 어느 날 예술가들의 축제에서다. 처음 보는 순간 모디는 어떤 전율 같은 것을 느끼고 이상적인 여인의 육체와 하얀 피부, 유난히 조숙한 반항적인 모습의 기묘한 매력에 한눈에 빠졌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의 친구에게 고백하기를 우리는 정말이지 항상 알고지낸 것만 같았다고 그리고 너무나 서로 닮아있고 하루 종일 잔느 생각뿐이라고…. 잔느 또한 예술가로서 그리고 이성으로서 모딜리아니를 사랑했고 다른 여인들과 모델들과의 무절제환 관계에도 고통스럽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예술적인 영감에 도움 된다는 생각에 불가피한 것으로 까지 이해와 깊은 사랑과 강인한 정신으로 견디어 냈다. 그만큼 아니 자기 생명 보다 더 그를 사랑했었다 한다. 무일푼으로 그가 병원에서 폐병으로 죽은 다음날 어린 딸을 남겨 둔 채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부모님집의 6층 건물에서 투신자살함으로써 그와의 불꽃같은 고귀한 사랑을 가치 있게 격상시켜 놓았다. 전시장 기념품 상점
[글, 사진 / 최단 박사 : 최단치과 원장]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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