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은 온통 다이어트 생각뿐이니 음식을 볼 때마다 덜 먹어야지, 안 먹어야지 하며 전쟁을 벌인다. 단 한 끼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한다. 그러다 인내심이 바닥나면, 정신없이 음식을 씹어 삼키고는 이내 후회에 빠진다. 폭식 후에 매번 죄책감에 시달리고, 또 우울해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다시 폭식하는 쳇바퀴의 연속이다.
흔히 다이어트는 ‘살과의 전쟁’, 혹은 ‘음식과의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그런데 사실 다이어트는 본질적으로는 ‘살’, 혹은 ‘음식’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 이전에 싸워야 할 ‘진짜 대상’이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심리전’이라고 부른다. 스스로가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면 음식을 과도하게 먹게 되고, 게으른 마음에 져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의 전쟁, 즉 심리전에서 승리를 해야 궁극적으로 다이어트도 성공할 수 있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면 체중 조절 성공한다
체중 감량 초기에 살이 빠지는 속도가 많이 느리거나 더딘 사람들은 패배감에, 속도가 빠른 사람들은 이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싶어 초조해 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낮아진 자존감이다. 낮아진 자존감은 조그만 스트레스에도 보상 쾌락을 추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사 제한으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힘들게 한다. 더욱이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고픔에 대한 두려움 탓인 경우가 많다. 위를 꽉 채우거나 초과하는데 익숙한 기존의 자신에게 음식을 부족하게 주면 머리와 몸 여기저기서 폭동이 일어나고 급기야 불행하다는 우울감에 젖어들게 된다. 이는 뇌와 신체 일부에 생긴 배고픔이라는 신체증상을 즉각적으로 불안과 불행한 느낌으로 연결 짓는 감정의 자동화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배고픔의 생리현상을 다양한 부정적 기억과 판단을 동원해 견고한 감정으로 만들어 왔다. 이렇게 마음에 새겨지고 조건화된 반(反)다이어트 감정은 새롭게 결심하는 이성적 의지와 열의를 꺾기 위해 몸부림치기 마련이다. 배고픔 자체로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다면 인류는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고픔을 불행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학습, 세뇌시킨 그 무언가가 나쁜 것이다. 하지만 한두 끼 굶는다고 죽지 않는다. 오히려 한두 끼를 굶는 습관은 위를 지극히 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비만의 위험성 인지하고 몰입하라
체중 조절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로 이러한 심리전 외에도 좌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들이 있다. 첫째, 요인은 비만이란 질병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사람들은 은연중에 살빼기를 신년 초 약속리스트에 올려놓는 연례행사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개최된 유럽암학회 합동학술회의에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앤드루 레니헌 박사는 유럽에서는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암 발생률이 이미 전체 8%까지 이르렀으며 현재 발암요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흡연을 머지않아 따라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은 각종 암은 물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그리고 여러 뇌심혈관계 질환을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된다. 따라서 비만을 모든 질병의 근원이 되는 뿌리병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삶의 중요한 순간을 바꾸는 부분이기 때문에 몰입이 필요하다. 특정시간에 본인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한다면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잇다는 주문을 건다. 큰 시험이나 가정일, 승진 등의 스트레스로 다이어트에 100% 몰입하지 못하는 기간에는 아예 다이어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되지 않은 다이어트로 인한 실패의 반복은 다이어트 내성을 강화시켜 결국에는 살을 빼지 못하는 몸으로 만든다.
셋째,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이다. 예를 들면 ‘음식을 남기면 천벌을 받는다’. ‘먹어야 힘이 난다’. ‘몸이 아프면 많이 먹어야 한다’ 등이다. 다이어트는 몸과 마음이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는 몸 공부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무의식중에 담고 있으면 100% 실패한다.
넷째,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인간이 가진 최대의 즐거움을 통제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맞붙어 싸우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명상, 운동, 대화, 취미활동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진정한 다이어트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다이어트여야 한다.
배고픔을 못 참는 것도 타고난 체질이다?
뚱뚱이, 홀쭉이 DNA는 타고난다?
학자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비만의 체질적 요인이 적게는 40%, 많게는 70%까지 영향을 준다고 한다. 가령, 부모 중 한명이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40%, 부모가 다 비만일 경우는 50~70%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비만 유전자가 명확히 발견된 것은 아니다. 다만 비만의 유전은 주로 기초대사량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는 사람마다 열량이 체내로 흡수될 때, 기본적으로 열량을 소모시켜 몸을 유지시키는 시스템이 있다. 이를 기초대사량이라고 부르는데 남자는 보통 체중 1kg당 한 시간에 1kcal, 여자는 체중 1kg당 한 시간에 0.9kcal를 소비한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들은 기초대사량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기초대사량의 차이가 비만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살이 찌고 안 찌고를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먹는가’이기 때문이다. 사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은 없다. 물은 0kcal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호르몬 이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다이어트는 뇌의 문제?
뇌 속 시상하부라는 부위에는 배부름을 느끼는 포만중추(시상하부의 배측내측부분)와 배고픔을 느끼는 섭식중추(시상하부의 외측부분)가 있는데 포만중추에 병이 생긴 사람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여 폭식을 하며, 반대로 섭식중추에 병이 생긴 사람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고 입맛이 없어진다. 즉, 살이 찌는 사람은 포만감을 느끼는 정도가 높게 세팅되어 있어 유전적으로 많이 먹게 되는 것이다. 살이 찌는 경우란 간단히 말해서 먹는 양이 소비하는 양보다 많을 때 차이가 지방으로 축적되면서 생긴다. 따라서 유전적으로 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이라도 적게 먹고 많이 활동하면 살이 찌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낙담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