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되려다 탈장된다! 봄맞이 다이어트, 무리한 근력운동 유의
김은식 기자 | 입력 : 2014/02/20 [08:39]
- 우리나라 탈장환자 증가, 국민 100명 중 2~3명 경험 - 헬스장서 근력 운동하다 발생하는 ‘스포츠탈장’, 잘못된 운동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 - 무심코 방치했다간 장기 괴사 발생, 복강경 수술을 통한 조기 치료가 최선책
서울 강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올 초 헬스장에 등록하고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올 여름에는 멋진 식스팩을 만들어 휴가를 떠나고 싶은 바람에 평소 잘 쓰지 않던 복근운동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런데 몇 주가 채 지나지 않아 사타구니 주변이 작은 공처럼 튀어나오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 진료 결과 탈장 진단을 받고 바로 복강경 탈장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하고 수술한 결과 하루 만에 퇴원하고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잡코리아가 올 초 남녀 직장인 1,7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새해 기대감’에 대한 설문에서20대의 36.6%가 다이어트 성공 이라고 답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섣부른 욕심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했다가는 ‘몸짱’이 아닌 탈장으로 고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운동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명 ‘스포츠 탈장’의 사례가 일반인들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 주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탈장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우리나라 탈장환자 증가, 국민 100명 중 2~3명 경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장 수술은 1999년 1만7천 건에서 2008년 2만 7천3백87건으로 10년 새 1만 건 이상 늘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에는 역대 최대 수치인 3만3천2백여 건의 수술이 이뤄졌으며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 중 100명 중 2~3명이 탈장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한다. 소장이나 장간막 등이 복강 내 압력에 의해 약해진 복벽을 뚫고 나오면서 사타구니, 배꼽 주변에 작은 풍선주머니처럼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탈장의 75%는 사타구니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인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자주 발생난다. 남성의 경우 어렸을 때 복부에서 사타구니로 고환이 내려온 흔적 때문에 일종의 ‘터널’이 있어 더 쉽게 탈장이 일어날 수 있다.
▣ 헬스장서 근력 운동하다 발생하는 ‘스포츠탈장’, 잘못된 운동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복압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높아질 수 있다. 흡연과 노화는 복벽근막이나 근육을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복부비만이 심할 경우에는 과도한 지방 축적에 따른 복압상승과 복벽 조직 약화를 모두 유발해 탈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탈장은 ‘노화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잦고, 50대 이상에서는 17%까지 탈장이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탈장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스포츠탈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과격하고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운동선수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일반인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스팩’을 만들기 위해 본인의 신체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복근 운동을 하면 복벽에 과도한 긴장과 복압의 상승을 일으켜 탈장을 유발할 수 있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 원장은 “건강관리를 위해 적당한 운동은 중요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자신의 신체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복부 근육이 당기 정도로 무리하게 복근운동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행위를 반복하면 오히려 복부 근막을 손상시켜 심하면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무심코 방치했다간 장기 괴사로 절제해야 할 수도 탈장이 생기면 서서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나 배꼽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데, 눕거나 해당 부위를 누르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간다. 기침을 할 때 배 안에서 압력이 느껴진다면 탈장을 의심할 수 있으니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 원장은 “탈장은 초기에 아랫배 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복벽의 구멍을 통해 빠져 나온 장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해당 부위에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장기가 썩는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장을 절개해야 하는 큰 수술이 동반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라고 경고했다.
▣ 상처 적고 회복 빠른 복강경 수술을 통한 치료가 최선책 탈장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탈장은 구조적인 결함이기 때문에 자연 치유되거나 약물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발견 즉시 수술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직접 절개하는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을 추천한다.
복강경을 이용한 후복막 보강술은 복벽 안쪽에 인공그물을 넣어 약해진 복벽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수술방식이다. 인조그물이 안쪽에 설치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만져지지 않으며 이물감도 느껴지지 않고 인조그물을 복벽에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수술 후 통증의 발생 빈도도 낮다. 무엇보다 1㎝정도의 작은 구멍 3개를 뚫고 수술을 하므로 회복속도가 빨라 조기 퇴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탈장수술은 위급하거나 복잡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병원이 아니라도 복강경시술의 전문인력을 보유한 소화기센터나 외과가 개설된 전문병원에 내원하여 수술을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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