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뎅그렁 울릴제면 더 울릴까 맘 조리고 끊일젠 또 들릴까 소리나기 기다려져 새도록 풍경소리 데리고 잠못이뤄 하노라 노산 鷺山 이은상이 황해도 깊은 산 절에서 느끼는 ‘나그네의 고독’ 을 쓴 詩에 홍난파가 곡을 붙여 가곡으로도 우리 곁에 있는 노래이다. 이 나그네는 무슨 사연이 있기에 잠 못 이루고 긴 밤을 풍경소리와 실랑이를 하며 지새우고 있을까 아니 고독과 싸우고 있을까? <외로움> 은 그냥 지나쳐서이지 그 심각성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된지 오래다. 옛부터 살아가기에 매우 딱한 처지로 늙은 홀아비, 늙은 홀어미, 부모 없는 아이, 자식 없는 늙은이를 사궁 四窮이라 칭하여 왔음이 이를 말해 준다. 왜 넷뿐이겠는가 가정, 경제, 결혼, 사회진출, 자아 실현 등 다원화한 생활 속에서 혼자 풀어야 하는 과제들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장진된다. 번민을 거쳐 고독에ㅡ특별히 이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2월 초 청주의 한 원룸에서 20대 청년이 홀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직장에서 따돌림을 당 하다가 드디어 회사를 그만두고 장기간 방에서만 지냈다. 그의 거실 구석에는 술병과 라면 봉지가 쌓여 있었다. 그는 친척도 친구도 없이 지내다 숨진지 13일 만에 발견되었다. 전염병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 심리적 취약층 들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힘겨운 삶의 무게에 그냥 눌리고 있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고독사로 추정되는 무연고 사망자 수는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으로 늘더니, covid19 사태 후인 2020년 3,136명, 2021년 3,488 명으로 더 늘어났다. 사회적 관심으로 불상사를 줄여 나가야겠다. “고독은 인간을 철학자로 만든다”는 말도 있다. 성찰의 단계에 거쳐야 할 과정이 고독인 듯도 하다. 불교에서는 번뇌 煩惱를 지나야 해탈 解脫에 이른다고 가르치고 있다. 복숭아가 그윽한 향을 내는 것은 그 속에 천둥과 번개가 들어 있어서 라고 한다. 시인 정호승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 흘리신다. 새들이 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라 읊었다. 저녁 늦은 시간 막걸리2병 + 라면1봉지를 들고 슈퍼를 나오는 고개 숙인 젊은이가 말동무가 아쉽다는 느낌을 준다. 미끄러운 고갯길에 연탄재를 뿌리고 비오는 날 비닐우산을 넘겨주던 아저씨가 보고 싶다. "결코 움추리지 말라,지치지도 절망 하지도 말라" 2차 대전의 영웅 처칠의 말이다. “모든 두려움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삶에 대한 두려움이다” 역시 처칠의 정치적 친구 루스벨트의 말이다. 오늘도 시민들의 행진에 청신호가 켜 지기를 기도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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