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피카소와 모던아트 전(展)’에 가다
엠디저널 | 입력 : 2014/01/20 [16:06]
남들은 팔자 좋아 가을 단풍 구경으로 전국 명산을 누비는데 서울 살면서 몇 시간이면 볼 수 있는 미술전에 오늘에야 큰마음 먹고 나오면서 단풍이야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가슴속에 담을 수 있고 꼭 명산에 가야 하랴하는 자위를 해본다. 시내 곳곳 가로수가 가을 풍으로 절정을 이루고 덕수궁 돌담길과 궁 안에 흐르는 가을 정취를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든지 마음속에 담아 갈 수 있다. 가을은 느끼는 자만의 것이 아닌가.
경로는 5,000원, 주일이라 전시장은 비교적 많은 관람객으로 붐빈다.
오스트리아 알베르티나 미술관은 나에게는 생소하나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미켈란젤로 같은 르네상스 작가뿐만 아니라 야수파를 비롯하여 무려 100만점의 방대한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으로 합스부르크 공국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女帝)의 사위인 알베르트 공작에 의하여 그는 1776년 베니스의 미술상으로부터 50여 년간 20여만 점을 수집하여 뒤에 1919년 오스트리아 공화국에 의하여 궁전 미술관으로 통합하여 현재 방대한 알베르티나 미술관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피카소(1881-1973)의 입체파와 마티스(1869-1954)의 야수파와 그리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표현주의에로 이어지는 미술계의 흐름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함축성 있게 감상 할 수 있게 전시하여 놓았다.
수 백 년 동안 이어 온 사실주의의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 인간의 존엄을 예술을 통해 내면의 감정에 주력했던 미술 운동이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것을 그렸다. 입체파와 야수파 그리고 남부 독일의 표현주의를 통해 20세기의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독일 뮌헨의 표현주이의 산파역은 역시 야수파이며 자연과 그 법칙에 주이를 기울이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욕망에 충실하였던 그들을 후에 야수파라 했다.
에밀 놀데 (1867-1956) ‘달빛이 흐르는 밤’을 보면 그가 세계각지를 오랜 항해 속에서 얻은 인상을 화폭 속에 옮긴 걸 본다. 숨 막히는 정적(靜寂), 그 분위기를 통해 명상의 세계로, 인간의 내면을 표출하고 감정과 직관을 역설한 작품이라 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피카소가 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그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으며 유화와 판화를 포함하여 8점이 보이고 그의 작품 중 ‘초록색 모자를 쓴 여인’을 본다. 이 그림 속의 얼굴은 거의 동물적인 강인한 인상과 두 눈은 위치도 크기도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 이 초상화는 젊은 사랑하는 여인과 나눈 지적인 대화의 기록이라 나중에 그의 자서전에서 말했다고 하며 기하학적 형태로 그려 입체파란 칭호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키스 반 동겐 (1877-1968)의 ‘푸른 눈의 여인’을 본다. 그는 야수파의 일원으로 미술계의 유행을 선도했으며 주제선택에 외설에 가까울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묘사했다. 그의 인물화가 가지는 강력한 색체와 묘사는 표현주의의 색체를 유감없이 표출하고 있다. 그는 다리 파에 가입하게 되었고 얼굴 전체는 노란색이지만 눈을 크게 그리고 짙은 눈 화장과 푸른 눈이 강렬한 인상을 주고 화류계 여성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슈미즈 차림의 젊은 여인’을 본다. 그는 초상화뿐만 아니라 여자의 누드를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은 젖 짜는 여인으로 불렸고 순수하고 수줍음 속에 한손으로 왼쪽 젖가슴을 가리고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가난 속에 살았고 그의 과도한 자존심, 그래서 그의 그림이 수정처럼 맑은 순수 예술성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고 한다.
마르크 샤갈 (1887-1985)의 ‘모성’은 반나체의 젊은 여성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그림이다. 샤갈은 백러시아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미술 공부하고 1910년 파리로 왔다. 4년의 파리생활을 통하여 많은 화가들과 교류를 했고 러시아 벽지의 출신으로 유대교 전통 속에 자랐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고 평생 혼자 외롭게 미술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 ‘모성’이란 그림이 가진 내용은 모티브를 사랑스럽고 우아하게 강조한 작품이며 러시아의 정서가 물씬 나는 작품이라고 한다.
주로 젊은 사람과 학생들 틈에 끼여 아래 위층으로 한 바퀴 돌고나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역시 나이는 다리부터 온다는 말을 실감하며 전시장을 나오니 만추로 물든 주변의 고목들이 오늘따라 색다르다. 전시장 높은 계단에 펄썩 주저앉아 가을의 덕수궁을 가슴 깊이 들여 마셨다.
본 원고는 필자의 집필 시기와 게재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사진 / 최단 박사]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