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같은 샌프란시스코 시니어센터를 가다. - 10월 13일부터 20일, 부천시의회 행복위 1차 해외출장보고서
하지만 밤은 취했고, 어두웠다. 어렵게 나간 밤길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공무국외출장단이 지난 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첫 번째 보고서이다. 이번에 만난 곳은 노인복지를 주로 담당하는 샌프란시스코 시니어센터와 저소득 중장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하는 알라메다 카운티 사회복지기관(Alameda County Social servies Agency)이다.
첫 번째로 방문한 샌프란시스코 시니어센터, 이곳은 비영리 기관으로 두 곳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한 곳은 국립공원 내에 근사하게 자리 잡았다. 또 한 곳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다. 특이한 점은 시설별로 그 기능과 이용대상자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니어센터 먼저 방문한 곳은 샌프란시스코 국립역사공원 내에 위치한 시니어센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미국 최초로 만들어진 곳. 1943년에 들어서 이 곳은 금문교 아래 태평양이 보이는 풍광에, 바다를 보면서 운동할 수 있는 탁 트인 곳이다. 우리 관점으로 이 곳에 빌딩을 지어서 분양하면 수백억 원의 수익을 얻을 것이다. 배 모양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노숙자(homeless), 주취자 등의 행색을 한 사람은 이용이 어렵다. 그렇지 않은 52살 이상 성인은 누구나 약간의 자발적 기부금을 내고 점심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기부금은 강제로 부여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가장 행복한 선택” 운영프로그램은 기공, 요가, 태극권, 원예, 미술, 원예 등 월 50여 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인근 노인들의 다양한 노후생활에 활력소가 됐다. 공예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었던 한국인 이민자 2명은 높은 만족도를 표시했다. “고향이 수원”이라는 한 한국계 이민자 남성은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시니어센터를 돌아봤는데 이 곳이 가장 좋았다. 행복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시설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죽음을 대비한 유언 녹음실이 있다는 것. 죽음을 생각하면 우울하다. 하지만 고령의 어르신 입장에서는 언제 있을지 모를 그 시간을 미리 자신과 그 가족들을 위해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이 됐다. 유언 녹음실 반면 다운타운(시내)에 위치한 또 다른 반쪽인 시니어타운은 이용대상자가 극빈층이 대다수로 이용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고 상담 및 식사제공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한다. 최고 풍광의 시니어센터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2개 시니어센터의 연 예산은 약 110만 불(약 13억 원, 2019년 기준)로 캘리포니아 연방정부에서 예산의 75%를 지원받고, 나머지 부분은 회원의 회비나 기부금 등으로 운영된다. 독특한 것은 회원들의 회비(연 70달러, 2명이상 가족은 125달러)로 만들어진 기부금보다 사망 시 기부 받는 기부금(유산 기부)의 금액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복지에서 기부금의 역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쿠아틱 파크 시니어센터 담당자 슈허스트(Sue Horst) 씨는 “약 500여명이 회원이지만 실제 이용하는 사람 수는 1,500여명에 이른다. 잘 살고 잘 나이 드는 것이 우리들의 모토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운타운 시니어센터 담당자인 크리스탈 보스(Crystal Booth) 씨는 “도심지 시니어센터는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을 주된 대상으로 식사나 컴퓨터, 그림그리기, 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범죄율이 높고 치안이 안 좋으며 나이 많은 노인과 노숙자가 많은 지역이라 이용자의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후 일정으로 간 곳은 오클랜드에 있는 알라메다카운티 사회복지기관(Social Services Agency). 이곳은 저소득층 및 노숙자, 이민자, 난민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 약 11.3%를 지원하며 지원방법은 우리와 비슷한 현금(CalWORKs)이나 음식(CalFresh)지원, 의료보험(Medi-cal, Medecow) 혜택 등이었다. 연 예산은 무려 8억3520달러(약9천851억 원). 눈에 띄는 것은 저소득층에게 단순지원이 아니라 가족의 경우, 자녀들은 무상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그 부모들은 기술교육, 직업교육 등을 통해 고용되어 안정적인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알라메다카운티 사회복지기관의 담당자인 실비아 소블렛(Sylvia Soublet) 씨는“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현금지원이나 음식 지급, 의료 혜택이나 난민지원 등을 주된 프로그램으로 한다. 특히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당국에 신고가 원칙이 아니라 비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이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평등한 인권 보장 정책이 돋보였다. 실직은 노숙으로 또한 재산액이 아닌 소득금액으로만 자격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와는 비교되는 특징이다. 이와 같이 미국의 복지는 대체적으로 노인과 저소득층에게 관대해 보인다. 하지만 출장기간 내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노숙자들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보장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샌프란시스코의 연 예산이 11조 원 정도나 됨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노숙자가 많은 지에 대한 의문이다. 그 주요 원인을 확인해본 결과 2017년 샌프란시스코시가 작성한 노숙자현장조사보고서는 그 첫 번째 원인으로 ‘실직’을 들고 있었다. 이직이 쉽고 고액연봉의 전문직이 대부분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소외되고 적응을 하지 못하고 직업을 잃은 것이다. 또한 고액연봉자들로 인한 집값거품이 심해지면서 더욱 이들을 집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되어갔다. 방하나 욕실 한 개의 집 월세가 약 2천 달러가 넘고, 지진으로 인한 저층 주택이 다수임에도 한 채에 100억 원까지도 상회하는 지역이 있는 도시가 바로 샌프란시스코인 것이다.
이러한 노숙자문제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연 총매출액 5천만 달러 이상의 개인이나 기업에게 노숙자 법인세까지 부과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평등한 안개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그렇다고 하여 샌프란시스코의 복지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복지프로그램, 기부가 활성화된 복지, 비영리단체를 활용한 민간복지,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 소재, 난민, 이민자 등 다수가 아닌 소수의 부류도 제도 안으로 품고 보호하는 문화 등 우리가 배워야할 부분도 있었다.
‘안개의 도시’,‘언덕의 도시’, ‘바람의 도시’, 시티바이더베이’,‘프리스코’,‘The Cit that Knows How\' 등 샌프란시스코를 지칭하는 별명은 여럿이다. 그만큼 다양한 매력이 있는 도시임은 틀림없다. 또한 다양한 민족들로 인해 그 사용언어가 10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그로 인한 문화 또한 얼마나 다양할지 짐작이 간다. 이번 연수에 동행한 부천시 소사본동 출신 김환석 행정복지위원회 김환석 간사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 장벽 등은 일괄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에 상주하는 민간복지기관을 더욱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샌프란시스코 복지의 특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부천시 대산동(송내1동, 송내2동, 심곡본동, 심곡본1동) 출신 강병일 의원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들이 많지만 제도 안으로 수용하고 함께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아마 샌프란시스코를 더욱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게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부천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제도 안에서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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