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거나 이해가 힘든 우리아이, 혹시 난독증!
사단법인우리다솜 : 한국난독증연구소 김은희박사 인터뷰
김용환 기자 | 입력 : 2017/11/14 [08:03]
읽거나 이해가 힘든 우리아이, 혹시 난독증!
사단법인우리다솜 : 한국난독증연구소 김은희박사 인터뷰
난독증 천재인가 바보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스티븐 스필버그, 리처드 브랜슨, 성룡, 톰크루즈, 양현석(YG엔터테인먼트), 이하얀, 개그우먼 김신영“ 이들의 공통점은 난독증이다. 더 많은 난독증 천재들이 있다.
“나는 난독증이 있다. 책을 읽으면 반 페이지만 읽어도 글자들이 춤추기 시작한다”며 “태어나서 책은 한권도 읽지 못했다. 그리고 졸음이 온다. 집중력이 부족한 것 같다”
몇 년전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난독증을 고백하며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일이 있다.
난독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연구기관, 대학, 정부기관, 민간단체, 개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과 기관들이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난독증에 대하여 무지하다. 무지는 무지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전체에 난독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그들이 어떠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오고 있는지 정확한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특히 난독증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는 그 무지가 치명적일 수 있다.
학교 선생님들의 난독증에 대한 이해도와 인식전환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책을 못 읽는 학생들을 혼내거나 무관심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난독증일 수도 있는 의심증상으로 인하여 꾸중을 듣거나 매를 맞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소극적 행동 및 자신감 상실을 유발 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난독증의 이해가 중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천재성을 지닌 난독증 어린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 학대의 위기로 상처받고 있다는 점은 난독증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가와 사회에 범하는 심각한 잘못을 범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위정자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 난독증이 뭐예요?
읽기는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이자 학습의 기초로서, 만약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되면 독서능력의 결핍으로 학습을 하는데 필요한 어휘력과 배경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학습부진 더 나아가 학습장애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학습장애 중 80%를 차지하는 난독증은 지능이나, 시력, 청력 등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정보를 처리하는데 있어 신경생리학적 요인으로 인해 읽고, 쓰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을 말하며, 그 증상은 음운인식 능력의 부족으로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인지하지 못하거나 철자를 잘 못 쓰고, 읽고도 내용이해를 어려워한다.
난독증 요인으로 인하여 학령기 내내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의 학업성취 실패로 인한 좌절은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되고 자존감 저하, 분노, 우울감 등 이차적 심리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 안양시의 난독증 현황은?
사단법인 우리다솜(안양소재)이 2017년 경기도의 난독증 지원 공모사업에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어 안양의 청소년육성재단 산하 3개의 기관(만안청소년 문화의 집, 석수문화의 집, 만안청소년수련관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을 이용하고 있는 안양시 초⦁중등학생 110명에 대한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21%가 난독증 고위험군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난독증 전수조사에서 나타난 4.6%~5%보다 매우 높은 출현률을 보여주었다.
## 난독증 관련 활동
김은희 사단법인 우리다솜 대표는 20년 이상을 안양지역에서 발달장애, 문제청소년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해오다가 문제를 보이는 아동청소년들의 근본적인 원인에 난독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난독증 고위험군 학생들이 취약계층에 밀집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학업중단 위기로 발전하고 있어 이런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3년간의 노력 끝에 2014년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서 ‘난독증 등 학업중단 아동·청소년 지원조례’ 입법화시켰다.(정기열 도의원 발의)
안양시는 이승경 시의원의 발의로 개별지자체로는 전국 최초로 안양시 난독증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으며, 이후 경기도 난독증 지원조례를 모법으로 충남, 전북 등 전국적으로 난독증 지원 조례 입법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2017년에 경기도 전역에 걸쳐 난독증 지원 공모사업을 진행(2,800명) 하였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직업능률개발원에 ‘난독증 전문가’ 직업군을 창직하 였고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정책협의회의 위원으로서 난독증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끝에 마침내 난독증 소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한편 우리나라 난독증의 대표적 전문가로서 SBS 8시뉴스, 직업방송, 중앙일보, 연합뉴스, 경기일보 등 다수의 언론의 취재를 통해 난독증에 대한 인식전환을 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관련 박사학위논문으로는 “난독증 고위험군의 학교부적응에 대한 학업특성의 구조적 관계분석과 읽기능력에 대한 중재효과” 있다.
## 난독증 관련 시민들께 한마디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이 너무나 글자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창제하셔서 한글을 못 읽는 학생은 없을 것이고, 설사 1~2학년 때 못 읽더라도 고학년이 되면 한글을 읽게 되니까 언젠가는 읽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한다. 학교나 학부모님들도 2학년 까지는 받아쓰기, 읽기에 신경을 부쩍 쓰다가도 3학년만 돼도 더 이상 한글을 읽고 쓰는 데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옆에서 보면 줄줄 책을 잘 읽는 것 같아 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며 읽고 나서도 내용이 무엇인 지를 모르는 학생이 많다.
난독증 요인으로 인하여 학교 부적응을 격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는 단순히 학습부진으로 분류되어 반복학습만을 하게 되거나 또는 게으르거나 산만하고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라는 편견으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진단의 기회와 개별적 특성에 따른 집중적인 중재 프로그램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사 난독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할지라도 전문기관이나 병원에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거나, 인식부족으로 우리아이가 난독증이라는 낙인효과로 혹시 라도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까봐 오히려 검사 및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조기선별 및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면 해결되듯이 학습하는데 어려움의 원인이 되는 난독증도 도와주면 극복이 가능하고, 또한 이들이 가지는 상대적인 강점인 뇌를 사용해 지각한 것을 바꾸거나 창조하고, 통합적으로 느끼는 사고력, 풍부한 상상력 등의 우수한 능력에 대한 진로적성지도가 필요하다.
## 난독증 개선을 위한 정부 역할 및 지자체 역할 및 방향성 제시
먼저 교육종사자 및 학부모에게 난독증의 올바른 인식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또한 난독증으로 인해 학교부적응이나 정서행동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초등 2학년 이전에 위험군에 대한 조기선별 및 읽기교육이 필요하며, 읽기유창성 자동화를 증진시키기 위한 독서회로 네트워크의 처리속도 개선훈련이 필요하다.
교육현장에서는 오디오 교과서를 이용하는 등 다중감각적인 지도방법 및 난독증 학생에 맞는 평가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들이 가지는 보상적으로 우세한 우뇌적 강점개발과 진로적성지도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난독증 위험군의 많은 학생들이 취약계층에 밀집되어 있어 지원이 이루어지 않으면 학습을 포기하거나 학업중단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잠재적 능력에 비해 저임금의 직장을 다니게 되어 가난의 대물림 등 사회적비용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 학생들도 환경에 의한 후천적 이유로 난독증 증상을 보이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김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