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처럼 이쁜 꽃을 위한 세레나데(Serenade)
축제가 준비된 학교 ‘명문 성문고등학교’ 학생생활안전부장 이동주 선생님 인터뷰
김용환 기자 | 입력 : 2017/10/16 [11:48]
지난 9월 22일 안양아트센터 관악홀에서는 때론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웅장한 관현악처럼, 때론 심장을 콩닥콩닥 뜀박질하게 만드는 달콤한 세레나데처럼 판타스틱한 축제가 열렸다. 바로 성문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된 “제32회 백합제“가 그러했다.
긴 시간, 인고의 시간을 나뭇잎만 먹으며 살아온 애벌레가 이쁜 날개를 퍼덕이는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듯이 백합제가 열리는 시간 만큼은 학생들 모두가 나비였고 모두가 백합이었다. 학생들은 관악홀 안에서 그동안 연마한 환상적인 끼와 열정을 마음껏 뽐내고 자랑해 냈다. 한마디로 아트센터 관악홀은 함성과 즐거움으로 꽉차 있었다.
성문고등학교 백합제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여 만드는 행사로서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진행되는 학생부 임원 간부수련회에서부터 기획이 진행된다. 어찌보면 여름한철을 울어대는 메미보다 짧게 백합제 하루를 위해서 성문고 학생들은 1개월 가량을 목소리를 돋우고, 몸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이 일년에 한달을 연습하고 준비하면서 끼를 발산하고 분출하며 이 시간들을 통해서 친구들끼리 어울리며 인화단결하는 훌륭한 시간들을 공유하는 축제인 셈이다.
백합제는 ▲ 성문 가족 모두가 참여하여 하나 되는 축제의 장으로서 ▲ 안양시에 거주하는 소외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심 함양하고 ▲ 성문인들의 재능 발휘 및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 세대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하여 ▲ 지역사회 주민들과 성문고 학생들이 함께 하는 세대 공감 추억 만들기 행사다.
현재는 선생님들도 적극 동참하여 무대에서 함께 춤도 추고 노래공연도 진행한다. 또한 지역 주민들도 함께 참여하여 즐기는 지역축제로 발돋움했다.
“끼와 열정으로 똘똘뭉쳐 있는 성문고 학생들은 백합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 한달 넘게 모여서 춤연습과 노래연습, 연극연습 등을 합니다. 공부는 뒷전이고 말썽만 부리는 녀석들도 백합제 행사 몇시간을 위해서 온 힘과 열정을 다해 연습한답니다. 마치 백합제를 위해 학교를 다니는 녀석들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백합제 행사와 같은 학교내 행사 및 동아리 활동,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동주 학생생활안전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03년부터 현재 14년째 근무 중인 이동주 안전부장은 성문고등학교의 변화의 전 과정을 지켜봐온 산증인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학교에 처음왔을 때 말그대로 ‘아! 성문고가 위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교평준화 과정을 거치면서 남녀공학으로 바뀐 학교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내부적으로 몇 년 동안 위기를 겪은 셈입니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말처럼 회복이 되었고, 5년 여 전부터는 ‘명문 성문고등학교’라는 옛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
오래된 기억, 추억
2010년도 졸업생인데 그 학생의 가족력이 심하게 위태로웠습니다. 그 사정을 알기전까지는 학교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담배는 늘 입에 달고 다녔던 녀석이라 저한테 혼나는 것이 늘 일상이 되다시피 했죠. 그때는 정말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아이를 혼내고 야단쳤는데, 어느날 원인이 있겠다 싶어 가정방문을 간적이 있습니다.
생활기록부상에 나온 아파트 주소가 아니라 외진 동네의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었죠. 만나지는 못했고 집주인으로부터 그 아이의 어려운 가정사를 이야기 듣고 어려움 해결과 어떻게든지 꼭 졸업을 하는데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포기했던 것을 졸업후 먹고살만한 일을 위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자동차전문대학에 추천을 해줘 진학을 할 수 있게 됬는데 문제는 밀린 등록금을 내지 못하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없었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그 학생의 밀린 등록금 백여만원을 제가 대신 납부를 해줬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갚으라 했는데, 그리고 나서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2년전에 녀석이 저를 찾아와서 그 돈을 갚았답니다.
## 학생들 인성프로그램
우리학교 학생들은 산과 나무, 그리고 숲과 풀을 보고 만지며 바람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자라는 아이들입니다. 이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인성이 자랄 수 있는 아주 좋은 토양이 됩니다. 명문 성문고등학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좋은 이유중의 한가지입니다.
또한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성프로그램 중에 창의적 특색활동으로 태권도 수업을 들수 있습니다. 단순히 태권도의 기술적인 면만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와 인성을 두루 겸비한 전문가 선생님을 초빙해서 일년 동안 태권도 무예와 이를 통한 인성함양의 교육을 제공합니다.
## 하시는 일은
학생안전예방과 학교생활지도, 정문에서 먼저 인사하고 반겨주는 등교맞이 등을 합니다. 진학에 필요한 교육활동은 진로상담부에서 담당하지만 학생들의 동아리활동과 기타 자율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일은 우리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명문 성문고등학교는 다양한 동아리활동과 자율활동 및 봉사활동 등을 지원하는데 명문고등학교에 걸맞게 교내 경시대회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는 입학사정관제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내려온 경시대회 전통으로서 타 학교에 비해 과학경시대회와 인문학경시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경시대회가 타학교에 비해서 풍부합니다.
학생기록부에 기록할 활동들은 교내 활동밖에 없는데 이렇듯 동아리활동과 경시대회 등 교내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면 할수록 대학수시입학에 적용되는 학생부전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타학교에 비해 학생부에 기록할 내용과 학생들의 활동이 두배 이상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몇 년 전부터 명문 성문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졸업 후 진학현황 또는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또한 당연한 결과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더 많은 양질의 학생들이 입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입학전형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도적인 활동을 해온 것이 아니라 명문 성문고등학교는 그전부터 올바른 방향을 잡아서 그렇게 변화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 학생들에 대한 바램
자기재능을 잘 살려서 자기가 좋아할 수 있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도 많이 변하고 있죠. 지금은 공부 잘하는 사람만 대우받는 세상이 아닙니다. 공부는 조금 미흡하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서 나중에 직장생활을 하든, 다른 일들을 하든, 자기가 스스로 만족을 하고 즐거워 하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베풀 수 있는 그런 삶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아주 작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지만은 백합제를 통해서 천원, 이천원을 모금해서 다른 사람을 위해 도움을 줬던 기억을 살려서 미래에 성인이 되어서도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 학부모님들께
제일 감사해야할 분들이 학부모님들이십니다. 제가 힘들다라고 도움을 요청드리지는 않지만 먼저 어떻게 아시고 도와주시려고 애를 많이 써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고요.
집에 있는 자녀들을 생각하면 불편하신 부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지만, 아이들이 집에 와서 불만을 쏟아내는 일도 있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하는 부분도 있을텐데. 그런 부분에서는 학교선생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타일러 주시고 야단도 쳐주시는 부분들이 참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타 학교 학생들에 비해서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바르게 잘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와 선생님들께 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