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戰時) 체제에서 어엿한 병기(兵器)의 정상 치수는 자신의 엄지와 검지 간 각도를 직각으로 세운 후 엄지 끝에서 검지 끝까지의 길이라는 구전(口傳) 방식이 있고 구두 치수로 물건의 몸집을 간접적으로 추산하는 방법도 있다. 화제를 뿌리며 방영된 바 있는 미국 케이블 TV 프로그램,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는 개성이 다른 여성, 네 사람의 일과 사랑 그리고 자유분방한 성 생활을 다룬 시리즈물이다. 특히 솔직 대담한 성담론은 가히 파격적이어서 금기의 틀에 갇혀있는 여자의 성을 과감하게 까발려 가감 없이 노출시킨다. 오르가즘, 성감대, 남자 물건 크기, 심지어 변태까지 이 시대 30대 여성들의 다양한 성사(性事)가 다채롭게 전개되는 시트콤이다. 어느 날, 남자 친구와 침상을 뒹굴다가 미증유의 극치감을 체험하고 실신한 캐리, 하지만 정작 자신을 울부짖게 한 남자 물건의 실체는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다. 위대한 거물(巨物)이 아니라 평균 길이에도 미달된 볼품없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여자 앞에만 서면 주눅 들어 더욱 작아지는 왜소한 고추일지언정 특유의 신미(辛味)로 여성의 구강 점막을 적절하게 공략하기만 하면 여성을 감격의 도가니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 실로 초라한 행색의 물건을 달고 사는 수많은 남정네들에게 대단한 위안이 아닐 수 없다. 물건의 평소 길이는 기능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휴식 상태에서 몸집이 작은 물건일수록 유사시에는 엄청나게 변신하기 때문이다. 평상 크기에 관계없이 최일선에 투입되는 물건의 몸집은 거의 대개 엇비슷해지는 평준화 현상을 보인다. 평소 왜소한 몸집이 접전 시(時)엔 거물로 팽창하는 물건이 ‘grower’ 타입이고 놀 때나 일할 때나 몸집에 별 차이가 나지 않는 물건을 ‘shower’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grower type 소지자가 왜소 콤플렉스에 빠지기 쉽다. Grower 타입의 물건이라도 여성을 울부짖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굳이 성적 쓰임새에 유용한 물건의 체격 요건을 지적한다면 가늘고 긴 연필 형태보다는 짧고 뭉툭한 절구통 형태가 여성의 환영을 받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거대한 물건보다 로맨틱한 물건에 갈채와 환호를 보낸다. 여성이 큰 물건을 선호하는 페니스 엔비(penis envy)는 낭설일 뿐이다. 정정만 박사 (성칼럼리스트,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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