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예년의 여름답지 않아 내내 비가 오더니 여름장사하는 사람들을 다 망치고 뒤늦게 가을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서늘해야하는 날씨가 갑자기 한 여름으로 후퇴하듯 때늦은 무더위로 전국이 찜통더위에 쩔쩔매게 했다. 더구나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대회가 무더위로 신기록이 저조하여 울상이란다. 허나 가는 세월은 어찌하랴, 추석이 가까우니 기고만장하는 더위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을 느낀다. 다시 한 번 달려가는 세월에 이길 장사는 없는 것 같다. 1. 충무아트홀 앞에서 이제 여름도 가고 학교 개학이 시작하여 미술 전시회나 박람회 볼거리도 없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직장 근처에 있는 중구 ‘충무 아트 홀’에서 ‘신미식 사진 작가전’의 선전 포스터를 보았다. 주제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몽골 그리고 아프리카’로 작가가 직접 현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9월 6일부터 10월 9일까지 한다는 전시한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4,000원에 경로우대는 없다. 나도 남 못지않게 세계 여행은 많이 했다고 자부하나 이 아프리카와 몽골은 답사하지 못한 곳으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으로 남아있던 것이 이 전시회가 다소간이나마 위안을 받을 것만 같아 반가움이 앞선다. 2. 전시장 입구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매력은 있었다. 케냐의 원시 대초원의 사파리, 양생의 초원에 노니는 짐승들, 킬리만자로의 위용, 빅토리아 폭포, 남아공의 희망봉 등을 종종 영상으로 구경을 하고 있었고, 몇 번의 갈 기회가 있었는데 한편으로 주변에 다녀온 지인들이 하는 말이 너무 멀고 미개와 사막 그리고 빈곤과 내전으로 황폐하고 기아와 풍토병으로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권유를 받았다. 몽고 또한 볼 것도 없는 초원뿐, 그런 곳에 갈 시간 있으면 다른 곳에 가라는 권고가 있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이 두 곳을 동시에 사진으로 나마 보게 될 줄이야, 한마디로 행운이다. 신미식 작가의 첫마디가 이렇다. 3. 황량한 몽고초원 포스터 앞에서 “우리는 상식적인 선에서만 아프리카를 알고 있다. 빈민의 구호활동, 기아에 뼈만 앙상한 어린아이들만 보여주어 이것이 아프리카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다.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다.” 4. 석양의 몽고 유목민 신미식 사진작가는 1962년생으로 경기도 송탄 출생이며 여행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로서 사진작가로 사는 것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라 하며 80여 개국을 다니면서 일 년에 반은 외국에서 항상 생동감 넘치는 사진들과 글로 특별한 길을 걷고 있다는 분이라고 한다. 그동안 20여 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다양한 매체에 글과 사진을 연재하고 20여 권의 책과 10여 회의 사진 전시회를 가진 경력으로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50여 장의 아프리카와 몽골의 예술 사진을 선보여 주고 있다. 그가 찍어내는 예술 사진은 장관이다. 그의 혼이 담긴 사진들 하나하나에 진정한 아프리카 대 초원, 몽고 초원의 장관이 탄생한다. 5. 마다가르카스 해안가 마을에서 집으로 가는 사람들 6. 에티오피아의 남부 코카호수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7. 수단의 수도 하루 쿰에서 사막위로 트럭을 실은 기차가 가고 있다.
몽골(차튼족) 8. 순록을 키우며 사는 유목민 차튼족 이들에게는 가축은 한 가족이다. 9. 몽골의 북쪽지역에서 차튼족을 만나기 위해 가는 도중 호수가 석양 워십(예가체프) 10. 교인들의 모습에서 종교가 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한다.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국가이며 이들의 신앙은 절대이다. 작가도 비가 내린 아침, 안개가 뒤덮인 신비에 쌓인 동네, 마을 교회 마당에서 일요일 예배를 올리는데 백색 옷을 입은 교인들과 아침 햇살이 안개를 뚫고 쏟아져 내린 형상이 너무 아름다운 예배 모습에 넋을 잃고 숨소리를 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그 경건한 광경에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가 없었다고 한다. 11. 예가체프 마을의 언덕에 있는 예배당에서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이 장면이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고 작가는 술회하고 있다. 전시장을 나오면서 내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장장 5일 동안 연휴이니 이제는 시골 갈 일도 없거니와 긴 연휴가 오히려 부담스럽다. 조용히 집에서 전시장 탐방기나 쓰리라는 생각을 하며 나왔다.
[글, 사진 / 최단 박사]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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