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에 민감한 혈관, 손상 줄이는 기전 밝혔다
안병춘 기자 | 입력 : 2016/03/07 [01:02]
- 암환자 방사선치료, 안전성과 효율 동시에 높일 수 있어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최창운)은 방사선 피폭 시 혈관을 손상시키는 인자를 발굴, 이를 억제함으로써 방사선으로 인한 인체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람의 혈관은 방사선에 취약하기 때문에 방사선 암 치료를 받거나 방사선 작업 종사자들이 피폭되는 경우, 혈관의 대사가 변화하고 세포 노화가 진행되어 심혈관 질환 등 질병으로 발전하는 문제가 있어 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광석 박사팀(이하 ‘연구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심혈관세포에서 GDF15(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라는 단백질이 많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한 후, 이 단백질이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 주위에 있는 심혈관세포의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과정을 규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시킨 심혈관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세포 노화가 억제되는 것을 밝혔으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방사선에 노출되기 이전 또는 노출된 이후에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GDF15는 전립선암, 직장암, 유방암 등에서 암을 발생시키거나 전이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져 왔으나, 방사선 피폭 시 혈관 및 주변세포의 노화를 촉진시켜 질병을 유발하는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사선 유도 GDF15 단백질이 혈관세포의 노화를 일으킨다
방사선에 정상혈관이 노출되면 혈액과 조직의 경계선이 되는 혈관내피세포에 GDF15단백질이 발현되어 혈액으로 분비되고, 축적된 GDF15단백질이 다시 혈관내피세포를 자극하여 활성산소를 과량 생성시켜서 p16 단백질을 경유하는 혈관내피세포의 노화를 유도하게 됨. 결과적으로 노화된 세포를 중심으로 죽은 혈액(혈관)세포나 지방찌꺼기들이 모여 질병을 일으키는 단계로 발전하게 됨. 따라서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GDF15의 발현이나 분비를 막아주면 활성산소에 의한 혈관세포 노화 또는 질환으로의 발전을 차단할 수 있음 그림. 방사선유도 GDF15에 의한 혈관 손상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정상혈관의 방사선 조사 유무를 판별할 수는 지표를 개발했으며, 이는 국제 암 생물학 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 논문피인용지수=6.36) 2016년 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정상혈관 손상 마커를 이용한 진단 기술을 임상에 적용하여 방사선 암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으로, 김광석 박사는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의 GDF15 발현을 억제시켜 정상혈관은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면서 방사선 치료의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노화기술제어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2014년 12월에 국내특허 출원하였고 국제특허(PCT)로 출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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