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년 사 (送年辭)
양 한 마리가 서있습니다.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달렸고, 몰아치는 비바람에 맞서며 질기게 견뎠습니다. 양은 몰랐습니다. 들판이 기울어진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나가고 또 나아갔지만 기울어진 들판이 가리키는 곳은 앞이 아닌 아래였습니다. 모두가 양을 향해 말합니다. “더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고쳐야 할 것은 양이 아니라 기울어진 들판입니다. 높아진 흙무덤을 깎아야 하고 낮아진 웅덩이를 메워야 합니다. 수평선과 나란히 뻗은 들판에 서야 비로소 힘껏 뛰어 내달릴수록 더 많은 풀을 뜯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을미년의 태양은 저물어갑니다. 내일은 새로운 태양이 떠오릅니다. 기울어진 들판은 이 밤에 묻고 광활한 대평원(大平原)의 찬란한 새 아침을 만납시다. 밤이 아무리 깊어도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2015. 12. 31 성남시장 이 재 명 <저작권자 ⓒ 뉴스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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