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행정개혁’ 물결에 함께하자. 부천시 전국 최초 일반구(區) 폐지...
임효정 기자 | 입력 : 2015/12/19 [13:33]
행정자치부는 지난 11월 13일 경기도 부천시의 구청 폐지를 승인했다. 사실상 전국에서 최초로 ‘구(區)’를 폐지한 것이다. 이후 각종 언론에서는 이러한 부천시의 선택을 ‘행정개혁의 시작’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천시가 이렇듯 과감히 일반구(區) 폐지를 선택한 데에는 타당한 이유들이 있다. 부천시는 1988년에 첫 일반구(區)를 도입한 이후 28년 동안 ‘시청-구청-동 주민센터(과거 동사무소)’의 3단계 행정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는 행정의 비효율을 초래하였다. 시청과 구청 업무의 35.5%가 중복되는 등 업무중복의 문제가 많았으며, 또한 시민들의 많은 불편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일례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되려면 서류를 동 주민센터에 접수한 후, 구청 담당자와의 상담을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복지 분야에서 먼저 개혁을 시작한 부천시의 경우, 구청 담당자를 따로 기다릴 필요 없이 주민센터에서 접수와 상담을 모두 완료할 수 있다. 구청 담당자가 주민센터에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으므로 공무원과 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Win-Win’ 전략이 되었다.
이번 개혁을 통해, 부천시는 구청당 유지비로 들었던 약 40억 원을 절감하고, 기존의 구청을 도서관·복지회관 등으로 바꾸며 총 3,000억 원 이상의 효용가치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구청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을 시청과 동 주민센터로 배치함으로써 시민과 더욱 가까워져 ‘현장 행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여러모로 부천시의 선택은 매우 혁신적이며, 지방자치의 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부천시는 일반구(區)를 정식적으로 폐지함으로써 인접한 몇 개의 동을 묶어 기존의 구청과 시청의 업무를 함께 볼 수 있는 10개의 책임동(洞)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렇듯 한 공간에서 단시간에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행정 원스톱(One-Stop)’ 체계는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를 구제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양시의 일반구(區)는 현재 만안구, 동안구로 2개가 존재한다. 부천시가 인구가 조금 더 많긴 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두 도시가 비슷하다. 업무중복도·행정비용의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안양시도 부천시의 개혁 이전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행정개혁의 움직임은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미 대통령소속의 자문위원회인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한 <2015년 지방자치발전 시행계획>에는 행정체계의 개편과 관련한 내용이 다수 언급되어 있다. 국가 역시 비효율을 낳고 있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구조개혁을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혁을 통해 많은 부문에서 변화가 일어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정 원스톱(One-Stop)’ 체계를 통해 시민들은 더욱 편하고 빠르게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일선 공무원 수의 증가를 통해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삶을 더욱 가까이 지켜볼 수 있게 됨으로써 주민과 공무원 간의 소통 역시 원활해질 것이다.
또한, 부천시처럼 쓸모가 없어진 구청 건물을 도서관·복지회관 등의 문화·복지시설로 변경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에 더욱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 개혁을 통해 절감된 예산이 주민복지 및 생활환경 조성에 투자된다면, 그 이점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안양시의 입장에서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지방자치의 개혁에 앞장섬으로써 좋은 대내외적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공무원들은 더욱 편하고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듯 ‘일반구(區) 폐지’는 여러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올해 20살을 맞이한 ‘지방자치제도’는 사람의 나이로 성인이 된 만큼 보다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안양시민들이 ‘지방자치’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안양시의 변화와 발전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 부천시의 과감한 행정개혁을 교훈 삼아, 더욱 발전된 지방자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이인위감(以人爲鑑)’의 안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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