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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청개구리 플러스, 밥, 그리고 사랑을 나누다.

김재천 기자 | 기사입력 2015/11/27 [10:53]

부천시, 청개구리 플러스, 밥, 그리고 사랑을 나누다.

김재천 기자 | 입력 : 2015/11/27 [10:53]


이웃사랑과 동 복지협의체 활약 소식지 「부천이웃사랑백서」발간

밥은 사랑이다. 함께 먹을수록 즐겁고 나눌수록 풍성해진다. 없이는 살 수 없고 언제나 고프다. 밥의 즐거움이 있기에 우리는 더욱 밝게 웃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밥이 모자란 탓에 주린 배를 움켜쥐며 더욱 서럽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 고리울공원. 예전에는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던 이 공원은 이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면 사람과 사랑이 넘치는 작은 축제의 장이다. 달콤한 밥 냄새와 야릇한 찬 향기가, 갈 곳 없어 맴돌던 발걸음조차 유혹하는 이곳엔 ‘청개구리 밥차’가 있었다.
 

청개구리 밥차

청개구리 밥차는 2010년에 고강본동을 거니는 청소년들에게 끼니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집에 가기 싫은 수많은 학생들은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고강동 거리를 쏘다녔다. 당연하게 밥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부실한 군것질이 고작이다. 이를 보다 못한 고강본동의 엄마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

고강본동 어머니들은 ‘청개구리 맘’이 되어서 매주 수요일마다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나눠주었다. 초창기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청소년들은 낮선 어른들의 호의를 경계했다. 때로는 무례한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모여드는 청소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민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 담긴 밥 한 끼는 모두의 마음을 열었다. 굳게 마음을 닫고 살아온 청소년들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마음을 터놓았다. 심지어 어려운 문제를 청개구리 맘과 함께 고민하는 사이가 됐다. 비행을 지적하는 어른에게 신경질을 부리던 청소년은 변했다. 이제는 스스로 자제하기 시작했고. 5년이 지난 지금은 거리를 거니는 청소년이 눈에 띄게 줄었다. 호의적이지 않던 주민들은 이제 밥차를 고강본동의 당연한 일부로 본다. 고마운 일이다.
 

청개구리 플러스

이에 고강본동 동복지협의체는 오는 12월까지 기존 청개구리 밥차에 비용과 봉사인력을 지원하는‘청개구리 플러스사업’을 추진한다. 5백만원의 지원금은 부족한 식기와 보드게임, 레저용품, 체험프로그램비가 되어 지역 청소년의 행복한 웃음이 된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청개구리 맘 대신 고강본동의 ‘움직이는 자원봉사단’이 출동해 청개구리 맘의 수고를 던다. 이날은 식사제공 뿐 만 아니라 각종 보드게임, 레저용품도 등장한다. 공원을 찾는 모든 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수요일 저녁 7시. 청개구리 밥차 플러스가 열리는 고리울공원은 그야말로 주민 축제였다. 지글지글 불고기 굽는 소리와 그 향긋한 냄새는 고강본동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부천시 원미구 송내동 주민을 불러낼 태세(?)이다. 웃음과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청개구리 밥차는 본래 청소년들의 식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가 소통하고 공동체의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식사를 하려면 먼저 접수대에 이름과 나이를 기입하고 천 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뒤, 설치된 싱크대에서 그릇을 설거지 해오면 보증금 500원을 돌려받는다. 초대 청개구리 맘이자 고강본동복지협의체위원인 권경자 씨는 “지불하는 1천 원은 학생들이 경제 개념을 갖고, 설거지를 통해 뒷정리 습관을 갖도록 만든다. 또 수저와 돈을 주고받을 때는 반드시 두 손으로 주고받도록 한다. 밥차를 이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을 시키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식사를 마친 청소년, 어린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비치된 놀이를 즐긴다. 청개구리 맘과 함께 밥차 운영에 큰 힘이 되어온 고리울 청소년문화의집 ‘꾸마’의 대학생 봉사자는 식사 준비는 물론, 청소년과 아이들을 놀아주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이날 밥을 먹고 간 사람들은 약 2백명. 10시 즈음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오는 고등학생 친구들까지 받고서야 비로소 밥차는 마감한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장선임 움직이는 봉사단 단장은 “베풀수록 마음이 넓어지고 고개가 숙여짐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정말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먹을 것뿐만 아니라 네일아트처럼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밥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에너지다. 노니는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위해 마련된 자리가, 이제는 고강본동 전체에 사랑과 활기를 듬뿍 담아주게 된 것이다. 늦은 밤 개울가를 가득 메우는 청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듯이, 고리울공원의 시끌벅적함은 부천의 마음을 채우고도 남는다.
 

「부천이웃사랑백서」는?

부천시는 부천시민의 자발적인 이웃돕기 소식과 부천시 각 동 복지협의체의 활약상이 담긴 「부천이웃사랑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부천이웃사랑백서」는 모두 68쪽 분량으로 치킨을 기부한 치킨집 대표나 그날 매출의 일부를, 혹은 커피 값의 일부에 이웃사랑 기금을 담은 나눔가게 등을 소개한다.
 

이번 「부천이웃사랑백서」는 부천시 블로그기자 최수진, 이배운 기자가 직접 취재에 참여해 세밀한 이웃사랑의 현장과 주인공 인터뷰 등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부천시 복지국 허모 국장은 “부천은 밥부터 재능까지 모으면 기부가 된다.   이웃을 사랑하는 시민이 진짜 문화특별시 부천시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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